[어쩌다 UX 라이터] 무한대로 펼쳐지는 온라인 공간을 안내하는 일
쿠팡 콘텐츠 전략가 이건희
“저는 앱이나 웹 경험도 공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특성이 조금 달라요. 손바닥만한 화면에서 펼쳐지는 공간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공간보다 더욱 광활하고 거대한 공간이죠.”
이건희
UX 디자인을 전공한 뒤 전시·공간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2022년부터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이자 UX 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커리어 한눈에 보기
위누 • Exhibition designer(2017~2019년)
“위누는 시각 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저는 전시, 축제 등 아트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 전반을 담당했어요. 기획부터 공간 디자인, 홍보, 그리고 브랜드 운영을 위한 웹 기획까지. 이 중 공간 기획·디자인이 업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죠.”
이케아 코리아 • Visual Merchandiser(2019~2022년)
“이케아에서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브랜딩을 경험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전 세계의 이케아는 모두 이케아 같아요. 그 말인즉슨 브랜딩이 체계적이고 일관적이며 강력하다는 거죠.”
쿠팡 • Content Strategist(2022년~현재)
“학부 시절 디자인 현상을 글로 풀어내는 것에 흥미가 있었어요. UX 디자인을 비롯해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죠. 이런 배경을 돌이켜 볼 때,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 직무가 제가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이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온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2023년 4월 30일에 진행된 인터뷰로, 읽는 시점에 따라 현재와 다른 사실이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시 디자이너 커리어
디자인 전시 기획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다
대림미술관에 가보셨나요? 저는 2010년대의 대림미술관은 전시 공간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시대적 현상이었죠. 당시 대림미술관은 어렵고 난해한 예술 전시가 아닌, 쉽고 직관적인 전시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순수 예술 작가가 아닌 칼 라거펠트, 핀율 등 상업 디자인을 전개하는 크리에이터와 동시대의 작가주의 디자이너를 조명하는 점도 신선했어요. 떠오르는 SNS 열풍과 맞물리며 사진 찍기 좋은 미술관, 인스타그래머블한 미술관의 상징과도 같았죠. 젊은 세대가 지루하고 어렵던 전시라는 콘텐츠를 보고자 긴 줄을 서기 시작했어요. 전시가 놀이가 된 거죠.
저도 이 시대적 현상에 강하게 매료됐습니다. 전시라는 매체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제 첫 직무가 전시 디자이너인 것도 이 때문이죠. 그래픽, 제품,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가 미술관, 갤러리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시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디자인은 결국 다 연결되어 있기에 ‘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위누라는 곳에서 전시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죠.
위누는 시각 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저는 전시, 축제 등 아트 프로젝트 업무 전반을 담당했어요. 기획부터 공간 디자인, 홍보, 그리고 브랜드 운영을 위한 웹 기획까지. 이 중 공간 기획·디자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죠.
예술 축제와 전시에도 라이팅은 필수였습니다. 프로젝트 네이밍, 전시 서문, 작품 캡션, 보도 자료 작성 등. 기획, 디자인, 라이팅까지 도맡아 했습니다. 그때는 UX 라이팅에 대한 개념을 몰랐으니, 제가 하는 일이 오프라인 공간을 정확히 안내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UX 디자인을 공부한 학부 시절
전시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떠들었지만, 사실 전 UX 디자인으로 대학을 졸업했어요. (웃음) UX 디자인보다 좀 더 큰 범주의 서비스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 관련 워크숍도 종종 참여했고요. 졸업하면 당연히 UX 디자이너나 서비스 디자이너가 될 줄 알았죠.
학부생 시절 ‘UX 디자인이 뜰 거야!’라는 풍문은 많이 있었고 실제 업계의 분위기도 그랬어요. 하지만 정작 UX 디자이너 채용 공고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픽, UI, GUI 디자이너가 UX 디자인을 겸하는 경우가 더 흔했어요.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으로 앱 화면을 디자인하던 때였죠. 분야 간 경계가 모호했습니다. 소수의 얼리어답터(?)들이 UX 디자인 툴인 스케치(Sketch)를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했고요. 졸업 후, 막연히 UX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당장 공고가 있던 위누의 전시 디자인 업무에 지원했던 거예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시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VMD 커리어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위누는 사회적 기업으로 사업의 상당 부분을 공공의 성격이 강한 프로젝트가 차지했어요. 3년 정도 업무를 해보니,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이케아로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리테일 브랜드를 몸소 경험하고 싶었거든요.
공간을 다루던 경험을 살려 이케아 부산점의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 이하 VMD)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VMD로서 전시 상품의 비주얼적인 연출과 넓은 매장의 레이아웃 설계를 책임졌어요.
프랜차이즈의 체계적인 브랜딩
이케아에서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브랜딩을 경험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전 세계의 이케아는 모두 이케아 같아요. 그 말인즉슨 정말 브랜딩이 체계적이고 일관적이고 강력하다는 거죠.
이케아는 스웨덴 국기가 떠오르는 블루 박스 외관처럼 디자인 톤앤매너도 명확하지만 브랜드 보이스앤톤도 정말 확실해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을 온전히 반영합니다. 명확하고, 신뢰감을 주며, 검소하고, 낙관적이죠. 가능하면 몇 마디 말보다 강력하고 직관적인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고요.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에 보통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따분하지도 않습니다.
아주 평범한 작은 스툴도 비주얼적인 연출과 브랜드 특유의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면 더는 평범한 스툴이 아닌 게 돼요. 더 좋은 생활로 이끄는 매력적인 도구가 되는 거죠. 고객은 단순히 가구나 소품이 아닌, 이를 매개로 한 더 좋은 생활에 지갑을 여는 거예요. 이게 가능하도록 비주얼적으로 연출하는 게 제 역할이었고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일
이케아는 수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펼치는 만큼 웬만하면 글을 잘 안 써요. 각기 다른 언어보다 전 세계에 통용되는 직관적인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능수능란하죠.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지향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이케아 가구 조립 설명서예요. 아무리 복잡한 조립이라도 설명서에는 만국 공용어인 아라비아 숫자 외엔 글자가 없죠. 흥미로운 것은 글을 잘 쓰지 않기 때문에 글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언제나 최후의 수단이에요. 고객 경험이 이미지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글로 부연하죠. 그러다 보니 문구가 필요한 순간엔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들고, 브랜드 메시지를 온전히 전하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 굉장히 고심하며 작성합니다.
오프라인 고객 접점에서 만나는 모든 메시지는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목표로 해요. 예를 들어, 상품이 품절된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재고 없음을 알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다음 대안을 제시해 주죠. 품절 상품에 온라인 스토어로 연결되는 QR코드와 함께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노출하는 식으로요. 직원은 제품의 재입고 예정 날짜를 안내하기도 하고요. 이 외에도 광고, SNS 콘텐츠, 고객 문의 답변 등 메시지가 필요한 모든 순간 신중하고 ‘이케아답게’ 말해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서 ‘이케아다움’이 되더라고요.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에서 일관성 있는 보이스앤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한 콘텐츠 전략을 경험한 것은 제가 UX 라이팅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어요.
콘텐츠 전략가 커리어
다시 UX 디자인으로!
우연히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 채용 공고를 접했어요. UX 라이팅을 포함한 브랜드 콘텐츠 전반을 다루는 업무였죠.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글쓰기.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 시절 디자인 현상을 글로 풀어내는 일을 재밌어했어요. UX 디자인을 비롯해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죠. 이런 배경을 돌이켜 볼 때,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 직무가 제가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죠. 어쩌면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온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일
저는 전시 디자인이든, 상업 공간 연출이든 언제나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게 그 브랜드의 프로세스이기도 했어요. 브랜드가 가진 자원으로 문제 해결 솔루션을 제안하는 거죠. 학부 시절부터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으로 문제 정의 단계를 밟아가며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기에 이런 과정이 제겐 너무나 익숙했습니다.
위누에서 ‘아트업서울(Artup Seoul)’이라는 아티스트 코워킹 스튜디오를 기획할 때는 브랜드 타겟이었던 신진 작가의 고민과 어려움을 먼저 탐구했어요. 이를 실제 스튜디오에 반영했고요. 이케아에서 공간을 연출할 때는 각 세대가 집에서 겪는 어려움과 니즈를 관찰했죠. 부산이라는 독특한 지역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고요. 이처럼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풀어 갔던 그간의 경험이 UX 라이터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고객 문제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안하는 과정은 비주얼 머천다이징과 UX 라이팅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UX 라이팅은 그 도구가 공간이 아닌 글쓰기란 점만 다를 뿐이었죠. 오프라인 공간 경험 설계에서 온라인 공간 경험 설계로 넘어간 것뿐이고요. 물론 실무 용어 같은 것은 분야마다 달랐지만, 고객 여정 전반을 다루는 전체적인 결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요.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
앱이나 웹 경험도 공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특성이 조금 달라요. 오프라인 공간은 영역이 명확하잖아요. 혹여 전시장에서 길을 잃으면 전시 지킴이에게, 이케아에서 길을 잃으면 노란 옷을 입은 직원에게 물어보면 되지만, 온라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어볼 곳이 없어요. 물론 제대로 된 서비스라면 고객 센터가 있겠지만,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아니에요. 손바닥만 한 화면에서 펼쳐지는 공간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공간보다 더욱 광활하고 거대한 공간이죠.
마트에서 쇼핑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구매는 ‘탐색-발견-선택-구매’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온라인 커머스에서 상품 구매 과정도 기본적으로 이와 같지만, 훨씬 예측하기 어렵고 역동적이에요. 버튼 하나 누를 때마다 사용자는 순간 이동을 해요. ‘장바구니 페이지’를 살펴보다가 시작 지점인 ‘홈’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상품 결제 직전에 전화가 와서 갑자기 앱을 종료할 수도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선 ‘내가 뭐 하려고 했지?’ 하며 상품 구매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SNS라는 다른 공간으로 진입하는 일도 빈번하죠. 오프라인에선 쉽게 보기 힘든 일이에요.
심지어 이 거대한 공간은 사용자 마음에 안 들면 찰나의 클릭 한 번에 삭제까지 당하고 영영 사용자를 못 만날 수도 있어요. 외줄 타기 하듯 아슬아슬한 관계가 아닐 수 없죠. 삭제당하지 않으려면 섬세하고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고요.
광활한 온라인 공간을 안내하는 일
온라인의 특수성으로 우리는 사용자가 광활하고 거대한 공간에서 길을 잃거나 당황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잘 안내해 줘야 해요. 이는 비단 라이팅만의 역할은 아니고 UX에 관여하는 모든 요소가 잘 맞물릴 때 가능하겠죠.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고객 한 명 한 명이 중요한데, 그 고객을 잃으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존폐가 달린 일이 되겠죠. 자연스럽게 고객이 최소한의 수고로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UX가 너무 중요해져요. 앞으로도 UX 분야가 더 촘촘하고 깊어질 것으로 생각해요. 이미 그 결과로 UX 라이팅이 생겨났고요.
UX 라이터란
고객 목표와 비즈니스 목표 사이의 균형
세계적인 사용성 전문가 ‘스티브 크룩(Steve Krug)’은 “투입한 수고에 비해 얻은 가치가 더 커야” 좋은 사용성이라고 말해요. 그런 점에서, UX 라이터는 라이팅으로 “투입한 수고에 비해 얻은 가치가 더 클”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개선하고, 브랜드가 보이스앤톤을 기반으로 사용자와 일관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이끄는 게 주요한 역할이죠. 제 정의가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많은 UX 라이팅 선구자의 말입니다. 저도 여기에 동의해요. UX 라이팅의 기능이 충족됐을 때 사용자와 브랜드 사이의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죠. 삭제당하지 않는 거예요. 고객이 계속 서비스를 찾게 될 테고요.
사실 이 분야와 전혀 관련 없는 지인들이 UX 라이터가 뭐냐고 물을 때마다 현기증이 나는데요. (웃음) 글로 사용성을 개선한다고 말하면, 그다음엔 사용성을 설명해 줘야 해요. 적어도 UX 라이터끼리는 UX 라이팅을 정의하는 단계는 지났다고 봐요. 축구선수는 축구선수. UX 라이터는 UX 라이터. 축구선수에게 별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 없듯이 UX 라이터에 부차적인 소개가 필요 없는 날이 얼른 오길 바랍니다. (웃음)
UX 라이터는 누구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은 그만하고 실제 현장에서 앞서 말한 정의를 바탕으로 어떻게 깊이와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더 나은 사용성을 위해 어떻게 할 건데? 왜 UX 라이터가 필요한데?’를 계속해서 증명해야 하죠. 또한 대학이 아닌 이상, 좋은 사용성만을 위해 존재하는 UX는 없을 거라 생각해요. 결국 다 비즈니스죠. 비즈니스 목표와 사용성 모두를 달성해야 하는 데 가끔 이 둘이 상충할 때도 있습니다. 고객의 목표와 비즈니스적인 목표. UX 라이터의 글쓰기는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역시나 신경 써야 해요.
‘옳음’이 아닌 ‘적절함’을 찾는 일
UX 라이터에게 좋은 라이팅은 비유나 상상력이 탁월하다거나, 인생의 교훈을 담은 글이 아니에요. UX 라이터는 ‘취소’라는 단 두 글자에도 치열하게 고민해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단어에서 ‘좋음’을 볼 줄 아는 기민한 감각이 필요해요. 여러 가지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UX 라이팅 특성상 절대적 옳음보다는 ‘적절함’을 찾기 위해 많이 고민합니다.
UX는 여정이죠. 전반적인 고객의 여정을 보는 시선, 언제나 디자인과 함께 가기에 디자인을 비롯해 UX 시스템 전반에 대해서 견해를 나눌 수 있는 모습도 필요해요. 이는 저도 여전히 공부하고 있고요.
짧은 문구 하나에도 고객이 겪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는지, 고객 여정에 부합하는지,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을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디자인에는 적합한지, 법률적인 이슈는 없는지, 브랜드의 보이스앤톤에 맞는지, 다른 브랜드는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 많은 고민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이를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오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논의하는 과정도 필수적이고요. 사용자 눈에는 잘 띄지도 않는 문구 하나의 무게에 공감하지 못하고, 이를 만드는 데 따르는 기나긴 과정에 거부감이 있다면 이 직무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한 명 한 명의 역할
제 바람은 ‘나 글 좀 쓰는데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하기보다는, 끊임없이 UX 라이터의 쓸모를 증명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분과 함께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요. 저 역시 함께 일하는 UX 라이터 분들에게 많은 영감과 긍정적인 영향을 받거든요. 물론 일단 해봐야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가벼운 마음보단 진지하게 UX 라이터를 준비하시길 바라요. 이젠 조금 발품 좀 팔면 관련해서 읽을 책도 많고 물어볼 곳도 충분히 있으니까요.
여기저기 흩어져 나 홀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을 UX 라이터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봐요. 각자가 속한 곳에서 UX 라이팅을 계속해서 전파하고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며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하죠. 그래야만 계속해서 업계 전반에 UX 라이팅을 향한 긍정적인 인식이 퍼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글 이연성 | 사진 김성배
콘텐츠 전략가 이건희님을 더 알고 싶다면
저는 디자인프레스의 객원 에디터로 국내의 주목할 만한 디자인 스폿을 꾸준하게 전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그간 부산에서 지내며 소개한 로컬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공간 이야기를 한데 엮어 책으로 만들었어요.
여기에 포함된 정보는 임직원으로서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쿠팡의 견해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 쿠팡은 여기에 포함된 정보의 적절성이나 공정성, 정확성, 완전성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으며 그에 대해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습니다.
UX Writers in Korea 미디엄을 구독하면 <어쩌다 UX 라이터> 인터뷰 시리즈가 발행될 때마다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